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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Film 영화/Film Review 영화 리뷰

75. 복수는 나의 것 Sympathy For Mr. Vengeanece 때론 나도 복수극에 참여하고 싶다.

by 조각창 2008.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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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오래되어버린 영화이다.
 



 
박찬욱 감독이 <공동경비구역 JSA>의 성공 이후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로 만들었던 영화. 하지만 말그대로 쫄딱 망해 버린 영화. 하지만 기억에 많이 남는 영화이다.
 
복수의 힘은 무엇인가? 증오인가? 두려움인가? 혹은 우연하게 다가오는 거스를 수없는 그 무엇인지도 모른다. 영화속의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복수극을 펼치고 우린 그들의 복수극을 섬뜩함을 느끼며 바라볼 뿐이다.
 
청각을 잃어 말까지 잃은 주인공 류는 신장병에 걸린 누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험한 일을 하면서도 누이의 병을 고치기 위해 힘쓰는 류는 어쩔 수없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회사에서 잦은 결근과 지각으로 퇴사를 당하게 되어 불법 장기이식업자를 찾아 누이에게 신장을 이식하기 위해 자신이 모아 놓은 천만원을 그들에게 자신의 신장과 함께 주게 된다. 하지만 이는 복수의 시작을 알리는 진혼곡일 뿐이었다.
 
그들은 돈과 자신의 신장만을 가진채 벌거숭이로 류를 버려둔 채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우연히 류가 회사를 그만둔 채 알게된 누이는 자살을 택하게 된다.
 
사회 낙오자처럼 보이는 류에게도 친한 여자친구가 있다. 무정부주의자인 영미는 류의 상황을 보고 적극적으로 유괴를 권한다. "유괴에는 좋은 유괴와 나쁜 유괴가 있다"는 괴변을 늘어 놓으며 그들은 감행한다. 하지만 자신을 퇴사시킨 사업주가 아닌 그 사업주의 친구의 딸을...그건 또다른 복수의 시작이었다.
 
동진은 자신의 딸을 납치한 괴한들에게 돈을 빼앗기고 잃어 버린 딸을 찾아다닌다. 하지만 그의 앞에는 싸늘하게 식어버린 시체로 돌아온 딸을 볼 수밖에 없었다. 이는 처절한 복수의 시작이다.

이렇듯 영화는 영화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서로 얽혀버린 복수극을 잔인한 방식으로 따라가고 있다. 누가 나쁜 사람들인가? 알 수 없다. 아..! 장기 밀매업자는 타고난 나쁜 놈들이다. 실패해버린 전직 여의사와 아들 그리고 또다른 남자로 구성된 그 업자들...타고남 보다는 사회가 만든 악인의 표상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은 복수의 대상이 되어 처절한 복수극의 주연으로 자리한다.
 
다들 나름대로의 상황속에서 어쩔 수없이 혹은, 우연하게 찾아든 복수극 속에 놓여버린 그들은 처절함 이외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그들의 유괴 대상이 되어 버린 동진은 잘살고 있었으나 회사가 망하고 부인과 이혼하고 마지막 절망의 상황에서 딸마저 잃게 되는 최악의 상황에 놓여진다. 그 대상 역시 누이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마지막 시도를 위해선 그가 선택할 수있는 어쩌면 최선의 방식으로 택했으나 그건 절망의 혼돈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일 뿐이었다.
 
처절할 정도로 절망적인 영화이다. 이 영화의 승자는 누구인가? 살아 남은 자들인가? 그렇다면 죽어가면서도 경고했던 무정부주의자 영미의 패거리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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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삶을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복수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우리가 아닌 나만 해도 무척이나 복수의 대상들이 많기도 하고 바뀌기도 한다. 그렇다고 영화처럼 화려한 복수극을 펼칠 수는 없는 일...대리만족으로 복수의 나의것은 또다른 나의 것 이기도 하다.
 
박찬욱은 이 영화에서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 절망속에 놓여있는 주인공들이 택하는 탈출은 또 다른 절망에 이르는 통로일 뿐인가? 절망속의 그들에게 탈출구란 없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인가? 그래서 그는 아나키스트들을 선택한 것일까?
 
이 영화를 다시 생각해 보면서 현재 주변의 절망스러운 상황들을 바라다 본다. 나에게도 우연히 찾아드는 복수극으로 들어 설 수있는가? 그렇다면 나는 어디에 속해있을까?
 
 
한국 영화계 역시 이런 혼돈 속에 놓여져 있음을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한국 영화의 절망속에서 복수의 대상은 무엇이 될 것인가? 자멸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이들은 누가 되어질 것인가?
 
삼성의 돈놀이와 이에 부응해 춤을 추는 청와대와 정치인들...그리고 여전히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영화인들...우리는 여전히 스크린으로 바라보는 주변인이자 관람객의 입장일 수밖에는 없는 것인가? 이젠 우리도 복수극 속으로 들어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느 위치에 놓여질지는 모르겠지만...분명 우린 처절한 복수극의 한 가운데에 놓여져 있다. 그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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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블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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